저     자 - 김승혜
출 판 사 - 바오로딸
대     상 - 교육/사목자,성직/수도자/신학생
크    기 - 15*23cm/ 페이지 - 414
출 판 일 - 2005-11-20
가    격 - 11,000원


내용
이 책은 유학자들의 시중(時中)사상과 그리스도교 영성가들의 식별사상을 살펴본다. 먼저 유교의 시중사상이 공자에서부터 시작하여 중국과 한국의 신유학자들에게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식별사상이 성경에서 시작하여 사막교부들과 베네딕토 수도원를 거쳐 이냐시오와 빈첸시오에 와서 개인과 사회적 식별법으로 발전한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시중관에서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두 식별 전통이 사상적으로 만나는 것을 관찰하며,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식별관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유교에서 식별을 대표하는 전문용어는 시중이다. 유교 전통에서 최고의 덕으로 간주하는 시중(時中)은 지극히 실천적이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지닌 사상이다. ‘함께 저울질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공자의 말씀과 주역의 우주적 시행(時行)사상, 율곡의 정치적 시무(時務)사상에 이르기까지 유교 전통은 구체적 상황 속에서 선택하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시중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스도교 전통 역시 실천윤리로서 신중한 덕을 중시했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하느님의 때(Kairos)를 읽고 시대적 징표를 꿰뚫어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주님의 구원과 심판의 때를 준비하라는 예언자들, ‘나의 때’를 말씀하신 예수와 분별력(discretion)을 모든 덕의 여왕이라고 한 교부들, 이냐시오 로욜라의 식별영성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체계적인 식별법이 형성되었다.

유교 전통과 그리스도교 전통의 종합적인 비교 논의로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식별이라는 보편적 인간 행위의 특성을 살펴보면서 오늘의 도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윤리적 대화로 이끈다. 급격한 변화 속에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이 시대에 진리를 살고자하는 이들이 한국 그리스도인의 첫 세대에 해당하는 다산 정약종의 시중관에서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두 식별 전통이 사상적으로 만나는 것을 관찰하고, 유교의 시중과 그리스도교의 식별을 상호조명하면서 현대 영성의 심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목차
머리말
제1강 시중(時中)의 영성
제2강 「논어」의 저울질[權]과 구약 예언전통의 식별
제3강 「맹자」의 시(時), 그리고 예수와 그 제자들의 때
제4강 「순자」의 헤아림과 두 지평선의 만남
제5강 「주역」의 이해 : 구조와 사상
제6강 「주역」의 시행(時行)사상과 카시아누스의 분별
제7강 「중용」의 중화(中和)와 지성(至誠)
제8강 동중서의 경권(經權)과 베네딕토의 분별
제9강 주자의 시중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중
제10강 왕양명의 양지(良知)적 식별과 「무지의 구름」의 관상적 식별
제11강 퇴계의 유교적 영성과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성
제12강 퇴계의 집중(執中)과 이냐시오의 식별
제13강 율곡의 시무(時務)와 빈첸시오의 사회적 식별법
제14강 율곡과 빈첸시오의 개인적 식별
제15강 다산의 시중관(時中觀) : 두 식별 전통의 만남
제16강 윤리적 대화를 통한 식별 : 현대적 재조명
종합토론 : 유학자·영성신학자와의 대화


서평
식별법으로 발전 과정 소상히 밝혀
오세택기자 | 2005-12-11 | [평화신문]


교회는 전통적으로 '하느님의 때'(Kairos)를 읽고 시대적 징표를 꿰뚫어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주님의 구원과 심판의 때를 준비하라는 예언자들, '나의 때'를 말씀하신 예수, 분별력을 모든 덕의 여왕이라고 한 교부들, 이냐시오 로욜라의 식별 영성이 그 예.

　그리스도교회의 이같은 '식별'을 유교에선 '시중(時中)'이라고 한다. 유교 전통에서 최고 덕목으로 간주되는 시중은 지극히 실천적이고, 또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다. '함께 저울질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공자의 말과 주역에 나타나는 '우주적 시행(時行)' 사상, 율곡 이이의 '정치적 시무(時務)' 사상에 이르기까지 유교 전통은 구체적 상황에서 선택하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시중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같은 유교 전통 시중 사상과 그리스도교 영성가들의 '식별' 사상을 살펴본 역저가 나왔다.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있는 김승혜(데레사, 사랑의 씨튼수녀회) 수녀가 최근 내놓은 「유교의 시중과 그리스도교의 식별」이다.

　저서는 우선 유교 시중 사상이 공자에서 시작해 중국, 한국 유학자들에게서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 또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식별 사상이 성경을 시작으로 사막 교부들과 베네딕토 수도원을 거쳐 이냐시오, 빈첸시오에 와서 개인과 사회적 식별법으로 발전해나간 과정을 소상히 밝힌다. 이어 다산 정약용(요한)의 시중관에서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두 식별 전통이 사상적으로 어떻게 만나는지 관찰하며, 나아가 유교과 그리스도교 식별관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처럼 유교 시중사상과 그리스도교 식별 전통을 종합적으로 비교함으로써 교회의 식별관은 한층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드러낸다. 또 식별이라는 인간 행위의 전통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도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윤리적 대화로 이끈다. '시중의 영성'을 시작으로 총 16개 강좌로 이뤄져 있으며, 최현민 씨튼연구원 전임연구원 사회로 최근덕 성균관장, 최일범 성균관대 유학대 교수, 정제천(광주가톨릭대 영성신학 교수) 신부, 김 수녀 등 유학자와 영성신학자간 대화로 마무리한다.